아름다운 타투, 실천하는 타투이스트
타투이스트
김도윤
2020.10.27

Instagram @tattooist_doy


유럽의 거리를 걷다 보면 자신의 피부를 타투로 가득 채운 젊은이들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타투는 그만큼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아이돌 가수가 발표한 신곡이 얼마 지나지 않아 빌보드 차트에 올라가는 시대, 그들의 문화와 우리의 문화를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일이 되어버린 지금이다. 하지만 타투만큼은 다르다. 여전히 대한민국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자신의 타투를 어색한 살구색 테이프로 가려야만 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국적의 타투이스트들은 우리나라에선 불법 시술을 하는 범법자가 되고 만다. 일본에서 마저 합법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타투가 불법인 나라로 남았다. 김도윤 작가(a.k.a. 도이)는 그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타투는 소재가 다를 뿐,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일



도이 작가의 타투는 아름답다. 세밀한 선들이 다채로운 음영을 만들어내고, 다채로운 색들이 세밀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그를 찾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새기기도 하고, 간직하고 싶은 문구를 얻어가기도 한다. 작가는 고객들이 내어 놓는 작은 아이디어 조각에 대화를 통해 얻은 자신만의 인사이트를 얹어 특별한 이미지를 만든다. 그렇기에 같은 똑같은 타투는 없다. 타투 하나 하나가 각자의 결대로 아름답다. 도이 작가는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림을 그리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다. 열심히 공부한 덕분이었고, 오랜 시간 디자인에 매진한 결과였다. 그런 그가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타투는 결국 그 대상이 피부로 바뀌었을 뿐 그림을 그리는 행위이며, 잘 할 수 있는 분야였기 때문이었다. 


파인 타투의 시작, 대한민국 



타투, 아니 문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크고 위압적인 그림들, 그렇기에 오랫동안 타투가 터부시 되어 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이 작가가 그려내는 그림들은 사랑스럽다. 다양한 장르의 타투가 있지만, 특히 정밀한 묘사를 기반으로 한 파인 타투는 우리나라의 타투이스트들이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도이작가는 말한다. 그렇기에 세계적으로 가장 비싼 타투이스트들 중엔 한국인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문화를 과거의 편견에 얽메여 배타적일 필요가 있을까. 인터뷰 내내 머리속을 맴돈 생각이었다. 


합법적인 노동자로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얻는 일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이 원하는 이미지를 그려내고, 이윽고 그들이 행복해 하는 웃음을 볼 때 이 일을 시작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는 도이 작가는 최근 들어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헐리웃의 스타들도 찾는 도이 작가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불법의 테두리에 갇혀 있다. 다른 타투이스트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다 보니 합법적으로 세금을 내는 것도 어렵고, 노동자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를 찾는 일은 더욱 요원하다. 그래서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일을 하고, 세금을 내고, 최소한의 보호를 받는 것, 즉 사회생활을 하는 누구나와 다르지 않은 환경을 얻는 것, 그 뿐이다.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위험 요소가 있기에 묻어두기 보다는, 밝은 곳으로 꺼내어 적합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 옳다는 그들의 주장은 틀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도이작가의 실천을 응원할 수 밖에 없었다.